오월 (May be)

임창정

버스 두 정거장 삼거리

모퉁이 꺾어 셋째 집

편의점 앞 세탁소

노래방 교회 지나쳐

너를 볼 수 있단 사실 하나에

빨라지는 나의 두 발

오 숨겨진 용기가 씩씩하게

널 향해 달려 나가는

그곳엔 순수하고

멍청한 소년인 내가 있고

언제나 미소를 보여준

긴 머리 수줍은 소녀 있어

내 기억 속에

기웃기웃하며 따라온

커피숍 하얀 강아지

사람 좋게 웃으며 지나간 빵집 아저씨

너의 집으로 향한 그 길 위에

풍겨오는 좋은 향기

오 심장의 버튼이 눌러져서

너에게 고백해버린

그곳엔 어설프고 순박한

열아홉 내가 있고

발그레 양 볼에 어여쁜 보조개

첫사랑 그녀 있어 내 기억 속에

오늘도 생생한 그 순간

그날의 한 페이지

허나 앞장과 뒷장의 이야기는

희미해 사라져

그곳엔 순수하고

멍청한 소년인 내가 있고

언제나 미소를 보여준

긴 머리 수줍은 소녀 있어

지금도 거긴 어설프고 순박한

열아홉 내가 있고

발그레 양 볼에 어여쁜 보조개

첫사랑 그녀 있어