돌아가는 길 (이상곤 Solo)

노을

이제 마지막인데

다신 볼 수 없을 텐데

정말 바보같이

 

마지막 내민 손을

힘껏 당겨 안아줬다면

후횐 없었을까

표정 없는 악수로 뒤돌아선다

 

아 또 난 이 길을 걸어간다

어제와 같은 길을

아 또 난 다시 되돌아간다

어제와 다른 어제와 다른 날들로

 

조금 서성여볼까

익숙했던 이 거리를

쓸쓸할 테지만

 

다음에 가려했었던 골목길

그 선술집 앞에 발이 멈춰 선다

오지 않을 다음을

조금 일찍 알았다면

 

아 또 난 이 길을 걸어간다

어제와 같은 길을

아 또 난 다시 되돌아간다

어제와 다른 어색한 날들 속으로

 

혼자 기울이는 술잔에

술이 흐르는지 눈물 흐르는지

이대로 쓰러져 버려도

혼자 일어서야 하잖아

 

아 또 난 이 길을 걸어간다

어제와 같은 길을

아 또 난 다시 되돌아간다

어제와 다른 어제와 다른 날들로

 

멀어져가는 너의 집 앞에 그대로 나

내 마음 두고 뒤돌아선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