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411

Crush

버스는 계속 달려

배가 너무 고프네 oh no

맨 뒷자리 오른쪽에 앉어

창 밖은 나보다 항상 밝어

마장동 종점 차고지부터 왕십리

옥수 동호대교 지나면 압구정 Rodeo oh shit

이곳은 내 입시학원 연습실

다시 막차로 집에 돌아가는 길

동호대교 위 야경에선

Whitney Houston의 Saving all my love for you

이어폰을 꽂고 눈을 감으면

내 단독 무대 위가 보여

This stop is in my dreams

This stop is stage 위

This stop is I don’t know no..

아침이 밝아오네

배가 너무 고프네

문득 그때를 기억해

아무도 내 소리를 귀담아 듣지 않을 때

그때의 난 지금의 날 꿈 꿨을지 몰라

매일이 반복되는 노선처럼 돌고 돌아

가족들 친구들의 기대치에 비례하는

따가운 시선들을 외면 하면서 또한

견뎌야 했고 또 버텨야 했어

내 유일한 쉼터 2411 버스 안에서

버스 안에서 매일 다짐 했었네

포기하지 않기로

자연스레 변한 세월은 붙잡지 못해

사라져버린 버스와 내가 살던 동네

너무 많은 걸 잊고 살았네 미안해 미안해