화창한 날에 (A Bright Day)

케이윌

막 천국 같은 햇살이 들면

막 하늘같은 바람이 불면

다 사랑하기 바쁜데

나만 별일 없는 게 싫어

 

뭐 딱히 전화 걸 데도 없고

뭐 난 딱히 나가볼 데도 없어

하루를 대충 혼자 때우다

때 되면 잠만 자는 게

며칠째 반복이니까

 

화창한 게 괜히 기분이 나빠

다 좋은데 괜히 니 생각에 화가 나

햇살이 맑아서 너무 따뜻해서

너무 좋아서 미치겠어서 그게 화가 나

 

너무 좋아서 미치겠어서..

 

다 둘씩 기어 나와서 싫어

죄다 실실 웃고 있어서 미워

나 혼자 방에 박혀 사는데

너는 아닐 것 같아서

행복에 살 것 같아서

 

화창한 게 괜히 기분이 나빠

다 좋은데 괜히 니 생각에 화가 나

햇살이 맑아서 너무 따뜻해서

너무 좋아서 미치겠어서 그게 화가 나

 

비야 내려라 애원해봐도 아무 대꾸 없는 걸

귀 먹은 하늘이 건방진 하늘이

너무 좋아서 미치겠어서 너무 화가 나

 

내 두 눈엔 비가 쏟아지는데

내 두 눈엔 우중충한 눈물뿐인데

왜 날은 맑아서 왜 하필 맑아서

죽기 싫어서 겨우 사는 날 왜 또 울려

죽기 싫어서 겨우 사는데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