장미

이선희

네게 장미를 전한다 그 붉은 향기 너에게 전한다.

나를 잊고 잠든 밤에 네 방가득 장미꽃 향기가 퍼지도록

우리 사랑하며 살자 짧은 생을 꿈꾸게 하자

다시 못 올 이 순간에 사랑할 시간은 충분하지 않은가

잠시라 해도 눈 먼다 해도 그 기쁨에 빠져 볼 만하지 않은가

살아가며 가슴이 뛰는 순간이 많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

그 끝이 아픔이라 해도 두 팔을 벌려 너를 안으리

사랑하자 살아가며 우리 두 가슴 뜨겁게 만들자

 

네게 입을 맞추리라 너의 그 입술은 얼마나 황홀한가

태양 아래 여린 꽃잎 더욱 붉게 물들어 가는 구나

사랑과 미움 모두 가지고 바람 끝에 너의 전부를 맡기고

커져가는 너의 열망은 아득한 그 옛날의 초원을 그리고 있는가

그 끝이 아픔이라 해도 아름답게 피었구나

바람결에 꽃잎이 진데도 그 가슴은 뜨겁게 피고 진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