사랑, 아니라면

정유지(유지)

돌아오는 하루 고여가는 계절 너머 잊고 살다가도

낯선 길을 걷다 불어오는 향기에

그만 무너지고 말죠

이게 끝이기를 괜찮아지기를 바랄수록 간절해져요

사랑 아니라면

이렇게 나 아프지도 않겠죠 그저 흩어진 꿈이라면

나 아직도 깊은 밤을 홀로 헤매요

늦은 새벽 아침 떠오르는 약속

한 조각 미련처럼 남아

이젠 버리기를

잊을 수 있기를 바랄수록 간절해져요

사랑 아니라면

이렇게 나 아프지도 않겠죠 그저 흩어진 꿈이라면

나 아직도 깊은 밤을 홀로 헤매요

단 한순간 달콤한 기억 하나가

내겐 전부라서 놓질 못해

사랑 아니라면

이렇게까지 아플 리가 없겠죠 그저 찰나의 꿈이라면

깊은 겨울 지난 날 묻고서

긴밤의 끝 마지막 안녕을 건네요