그것을 우리는 사랑이라 부르기로 했어요

최수빈

무언가 자꾸 떠다니길래

휙 낚아채서 살펴봤어요

이름이 뭐냐 물어봤는데

아직 자기도 모르겠대요

왠지 모르게 넌 알 것 같아서

슥 조심스레 꺼내봤어요

이게 뭐냐고 물어보길래

나도 모른다 대답했어요

우린 서로 이름 모를 이것을 두고

고민을 했어요

우린 서로 이름 모를 이것을 두고

걷기로 했어요

걷다가 문득 너를 봤더니

나와 똑같은 그 무언가가

네 주위에 서성이길래

너도 생겼다 말해줬어요

우린 서로 이름 모를 이것을 보며

고민을 했어요

우린 서로 이름 모를 이것을 보며

눈을 맞췄어요

우린 어쩌면 같은 것을 본 게 아닐까요

우린 어쩌면 같은 맘을

너와 이렇게 걷고 말하고 마주치는 게

나는 그저 좋은 걸요

우린 서로 이름 모를 이것을 보며

생각을 했어요

우린 서로 이름 모를 이것을 보며

얘길 시작했어요

너는 여기 불빛 아래 내 눈을 보며

수줍어했어요

마침 불어오는 이 바람에 힘입어

얘길 꺼내봤어요