너를 만나다

이선희

봄볕에 불던 바람

따뜻했던 두 손과

피아노 페달 소리

같이 먹던 저녁식사

 

때로 사라진다는 건, 더 영원해져

 

선명히 남아있어

내 기억속에 언제나

오랜 시간 말하지 못했던 안녕이라

멈춰서 있는걸까

나는 이렇게, 여기에

 

계절을 잃어버린

달력 몇 장 넘기고

아득한 시간 끝엔

그대 내게 웃던 모습

 

때로 보이지 않는 건, 더 영원해져

 

선명히 남아있어

내 기억속에 언제나

 

오랜 시간 흐르지 못했던 눈물이라

감출 수 없던걸까

 

선명히 남아있어

내 기억 속엔 언제나

사랑한다 말하던 그대의 목소리가

봄볕에 남은걸까

너를 이렇게 만나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