정선아리랑

이희문

정선읍내에 물레방아는 물살을 안고 도는데

우리 집에 서방님은 날 안고 돌 줄 몰라

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

아리랑 고개고개로 나를 넘겨주게

동산 위에 달 뜬 것은 구름이 없는 탓이고

이내 가슴 달 뜬 것은 임자가 없는 탓이라

노랑저고리 연분홍치마는 받고 싶어 받았나

중매쟁이 말 한 마디에 울며불며 받았지

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

아리랑 고개고개로 나를 넘겨주게

산적적 월황혼에 임 생각에 사무치어

전전반측 잠 못 일제

창 밖에 저 두견은 피나게 슬피 울고

무심한 저 구름은 달빛조차

가렸으니 쓰라린 이 심정을 어따 호소할까

세파에 시달린 몸 만사에 뜻이 없어

홀연히 다 떨치고 청려를

의지하여 지향 없이 가노라니

풍광은 예와 달라 만물이 소연한테

해 저무는 저녁노을 무심히 바라보며

옛일을 추억하고 시름없이

있노라니 눈앞에 왠갖 것이 모두 시름뿐이라

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

아리랑 고개고개로 나를 넘겨주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