봄날

김필선

조금만 잘해주면 사랑하는 나쁜 버릇

이제 정말 버릴 테니까

나를 그런 눈으로 보지는 말아줘요

제게도 나름 이유가 있답니다

가끔 저는

제 이름과 사랑한다는 말을

잘 혼동하는 것 같아요

그래서 쉽게 손 잡는 것 같아요

이름만 불러주면 얘기만 나눠주면

제 마음을 어루만진 줄 알고

따뜻한 착각을 해요

사랑해요 아껴줘요

저의 속을 알고 싶어해요

제가 바라는 것은 이것뿐이에요

대신에 굳센 겨울을 견뎌

눈사람 같은 사랑을 드려요

녹아버린 나를 마셔요

겨울을 마시는 착각을 드려요

낭만적인 게 저는 많이 있어요

사랑해요