나 어릴 적엔 이뤄가고 싶은 게

많았지만 머리가 크고 나서

담배가 늘면서 느낀 게

인생은 얻어 가는 것들과

동시에 잃어가는 게

많아져 겁이 쌓여가네

노를 젓기보단 돛을 펴 놓네

높은 파도가 나를 흔들어놔

솔직히 자주 겁이 나 어딜 가야 할지

어디로 떠가는지도 잘 모르게 되잖아

지평선 넘어서 항해

끝없이 떠내려가도록

상자에 담아 놓은 소라 껍데기처럼

누군가에게 간직하고 싶은

기억 속에 자리 잡기로

키 작은 소년이여 위로와 용기를 줘

네가 메고 있는 망토를 내게 건네줘

밤바다를 이불 삼아 잘 수 있게

섬에 새들을 찾으러 갈 수 있게

떠내려가도

나는 괜찮어

너무 걱정하진 않기로 해

부서지는 파도

가운데 있대도

앵무새는 내 어깨 위에

버텨준 나를 위해

떠나지 않은 소년을 위해

내 머리 위 날아가는 새들을 위해

기억에 남아준 너를 위해 노랠 부르네

아파 색이 바랜 그 모든 감정들을

깊은 바닷속에 가라앉길 바래

소중했던 순간들이 날아가지 않게

옷깃을 여며 품에 안고 가네

너무 많았지 원망할게

내가 원해서 던져진 게 아닌데

어쩌다 난 왜 이 바다 위에

도대체 뭘 위해

아직도 정답은 없는 것 같애

but that is ok it's all good

모든 파도의 모양과 높이가 같을 수 없지

그치만 아무리 커다랗더라도

다 지나가게 돼있는 걸 알아

깨지는 물결엔 숨 쉬어 아름다움이

뭍을 찾는 여정엔 작은 만남과 이별이

소라를 줍는 여정에 찍힌 내 발자국이

멀어져 간 모든 것들에게 부여해 준 의미

어른이 돼 가네

곁에 머물러 준 것들을 소중하게

잃어가는 것들에게 감사해

파도가 겹쳐 쌓여간 바다 위 내 작은 배

떠내려가도

나는 괜찮어

너무 걱정하진 않기로 해

부서지는 파도

가운데 있대도

앵무새는 내 어깨 위에

버텨준 나를 위해

떠나지 않은 소년을 위해

내 머리 위 날아가는 새들을 위해

기억에 남아준 너를 위해 노랠 부르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