번지없는 주막

김연자

문패도 번지수도 없는 주막에

궂은비 내리는 이 밤도 애절 쿠려

능수버들 채질하는 창살에 기대어

어느 날짜 오시겠소 울던 사람아

 

아주까리 초롱 밑에 마주앉아서

따르는 이별주에 밤비도 애절 쿠려

귀밑머리 쓰다듬어 맹서는 길어도

못 믿겠소 못 믿겠소 울던 사람아