아내의 노래 - 짝사랑

김연자

임께서 가신 길은 영광의 길이옵기에

이 몸은 돌아서서 눈물을 감추었소

가신 뒤에 제 갈곳도 임의 길이오

바람불고 비 오는 어두운 밤길에도

홀로 가는 이 가슴에 즐거움이 넘칩니다

 

임께서 가신 길은 빛나는 길이옵기에

태극기 손에 들고 마음껏 흔들었소

가신 뒤에 제 갈곳도 임의 길이오

눈보라가 날리는 차가운 밤하늘에

달과 별을 바라보며 무운장구 비옵니다

 

아~ 으악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

지나친 그 세월이 나를 울립니다

여울에 아롱 젖은 임자 이지러진 조각달

강물도 출렁출렁 목이 멥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