전선야곡 - 안개낀 장춘단공원 - 비내리는 고모령

김연자

가랑잎이 휘날리는 전선의 달밤

소리 없이 내리는 이슬도 차가운데

단잠을 못 이루고 돌아눕는 귓가에

장부의 길 일러주신 어머님의 목소리

아~ 그 목소리 그리워

 

안개 낀 장충단공원 누구를 찾아왔나

낙엽송 고목을 말없이 쓸어안고 울고만 있을까

지난날 이 자리에 새긴 그 이름 뚜렷이 남은 이 글씨

다시 한 번 어루만지며 떠나가는 장충단공원

 

어머님의 손을 놓고 돌아설 때엔

부엉새도 울었다오 나도 울었소

가랑잎이 휘날리는 산마루턱을

넘어오던 그날 밤이 그리웁구나