별것도 아닌 일

이진아

요즘에 나는 별것도 아닌 일에

이상하게도 너를 떠올리네

비밀번호도 자주 까먹는 내가

너를 계속 기억하네

 

예를 들면 컵라면을 딱 먹을 때에도

교복 입은 애들 지나갈 때도

우연히 그놈의 팝송이 흘러 귀에 들어올 때에

머리를 흔들고는 훌훌 털어버리지

이제 그만하잔 마음도 지겨워

언제부터 나의 걸림돌이 돼버린 건지

 

참 좋아했었나 봐

계속 잊지 못할 건가 봐

많이 소중했었나 봐

정말 사랑했었나 봐

이렇게 오늘 같은 날에

널 생각하는 것

더 이상 너에겐

별것도 아닌 일

 

예전에 나는 별것도 아닌 일에

바보같이 너의 도움을 받곤 했지

모든 걸 술술 해결해 주던 네가

안 잊혀져 당연할지도

 

모르는 길이 나오면 바로 전활하고

핸드폰 설정도 다 고쳐주고 심지어

200m도 안 되는 거릴 데려달라고 했지

혼자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게 됐지

극복하는 데도 오래 걸렸어

넌 나에게 많은 것을 포기해 줬던 거지

 

참 좋아했었나 봐

계속 잊지 못할 건가 봐

많이 소중했었나 봐

정말 사랑했었나 봐

이렇게 오늘 같은 날에

널 생각하는 것

더 이상 너에겐

 

나만 기다리나 봐

넌 나 없어도 괜찮나 봐

나 혼자 생각하나 봐

정말 우리 헤어졌나 봐

이렇게 오늘 같은 날에

눈물이 나는 건

더 이상 나에겐

별것도 아닌 일