겨울

47 (사칠)

무게가 있는 이불 틈새 사이로

뼈아픈 바람이 들어오더라고

움츠린 마음은 풀들이 마르듯

바스스라질까 섣불리 넓힐 수 없더라고

눈꺼풀을 덮으면 떠다니는 얼굴들

표정들 우리들이 서로에게 준 서투름

우리들이라 할지 그들이라 할지

발빼며 거리두는 모습에서

내 수준이 탄로났지

전화 줄래 전화 해줬으면 해

나는 상상만으로도 목을 다 가다듬었는데

날 찾을리 없는 사람들

날 찾을리 없는

긴 긴 밤이 가도

긴 긴 날이더라고

긴 긴 밤이 다 가도

긴 긴 날이더라고

주인공이 아니라 주변인이 된 마음은

수려한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

내 어수선함으로

나타날 것 같으다

알아서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

까지 알았으면 하는 마음 하는 마음

난데 없어도

그게 나인데 없어보여도

나면 된다 했었자너들

난데 없어도

그게 나인데 없어보여도

나면 된다 했었자너들

긴 긴 밤이 가도

긴 긴 날이더라고

긴 긴 밤이다가도

긴 긴 날이더라고