너의 흔적

배우리

새벽의 안개처럼

희미한 시간 속에서 숨 쉬는 너

이슬비 내리던

그 여름밤 떠나버린 너

시간이 흐르고 내게 멀어져도

아직 남은 너의 향기가

나를 웃게 하고 또 너를 그립게 한다

흐려진 낙서처럼

옅어진 내 기억 속에서

내게 속삭이던 너와

나를 흔드는 너를

지우고 지워내 그만 보낸다

사진을 정리하고

너와의 추억마저도 밀어내도

함께한 시간을 다시 되돌릴 순 없나 봐

영원하잔 말이 허공을 맴돌고

아직 남은 너의 흔적을

차마 놓지 못해 기억에 너를 가둔다

흐려진 낙서처럼

옅어진 내 기억 속에서

내게 속삭이던 너와

나를 흔드는 너를 지우고 지워내

그만 보낸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