네가 나에게 말을 건다

있을 수 없는 일인데

네가 어떻게 여기 있지

믿기지가 않는다 왜지

눈을 뜬다 보이는 천장

맞아 매일 너를 꾼다

창밖을 보니 우중충한 하늘

왠지 네가 내릴 것만 같은

그런 기분이 드는데 오 난

오늘 밤엔 눈이 내렸으면 좋겠어

포근하고 온 세상을 덮을 만한

그런 아늑한 눈이

춥지 않게 날 감싸줄 그런 눈이

너를 담은 그런 눈이

눈을 닮은 그런 네가

너를 보는 그런 나도

나를 녹인 이런 꿈에

잡을만하면 녹아 없어질

치울만하면 다시 쌓일

빠질만하면 너무 차가운 그런 눈

눈이 쌓인 이 계절이 지나면

너는 완전 사라지기는 할까

다 녹아 버리면 얼어있는

내가 녹아내리긴 할까

계절이 지난 사실을 과연 내가 알긴 할까

아마 아니

오늘 밤엔 눈이 내렸으면 좋겠어

포근하고 온 세상을 덮을 만한

그런 아늑한 눈이

춥지 않게 날 감싸줄 그런 눈이

너를 담은 그런 눈이

눈을 닮은 그런 네가

너를 보는 그런 나도

나를 녹인 이런 꿈에

마지막 눈이 온 날

차가웠던 너의 눈

마저도 마주하고 싶었다고

익숙한 허탈함을 안고

너를 보기 위해 다시 눈을 감는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