그 말 몇 마디면 됐는데

이하늘

많은 걸 바란다 생각했어

너는 내게 언제나 목말라했어

처음엔 이해가 잘 안됐어

변함없이 나는 너를 사랑했는데

유난히 맑았던 봄날에

오랜만에 만나서 찾았던 그곳

들떠 있는 네 모습과

좀 피곤했던 내 모습에

너의 표정 조금씩 굳어져가고

그 말 몇 마디면 됐는데

많이 보고 싶었다고

쉴 틈 없이 바쁜 그 순간에도 네 생각은

쉬지 못한 나였다고

그 말 몇 마디를 바랬던

너를 두고 돌아선 내 모습은

너를 부를 자격도 없지

그 말 몇 마디면 됐는데

유난히 붐비는 사람들

그 사이에 너와 나 아무 말 없이

왔던 길을 그대로 다시

걸어가는 모습 마치

보란 듯이 펼쳐진 이별이었지

그 말 몇 마디면 됐는데

많이 보고 싶었다고

쉴 틈 없이 바쁜 그 순간에도 네 생각은

쉬지 못한 나였다고

그 말 몇 마디를 바랬던

너를 두고 돌아선 내 모습은

너를 부를 자격도 없지

그 말 몇 마디면 됐는데

그 말 몇 마디를 하지 못해서

모든 걸 다 잃은 나야

그 말 몇 마디면 됐는데

고작 몇 마디에 웃었던

너의 환한 웃음이나

쉴 틈 없이 바쁜 그 순간에도 보고 싶다

말해주던 네 모습을

그 말 몇 마디에 보냈던

이제 와서 이토록 후회하는

나는 아무 자격도 없지

그 말 몇 마디면 됐는데