극장에서

김제형

모든 관객들이 숨죽이고 있을 때

당신의 숨소리가 들렸어요

당신이 하는 그 말 지금 독백인 거죠

왜 내가 대답하고 싶어지는지

나도 모르겠어요 내가 왜 그러고 있는지

그걸 알고 있음 이곳에 올 리가

조명이 당신의 걸음걸이를 비추면

무슨 생각을 하게 되는 건지

조금 따가울까요 혹은 좋았을까요

아님 이런 관객은 처음인가요

나도 모르겠어요 내가 왜 그러고 있는지

그걸 알고 있음 이곳에 올 리가

그 사람이 누군가를 기다릴 때

말을 걸고 꾸준히 응답할 때

옆 사람의 표정을 따라할 때

바로 그때 세상이 멈춰질 때

지워질 수 없는 시간이 되겠지

내가 함께한 시간들 속에서

모든 관객들이 당신이 누구인지

서서히 알게 되는 그 순간에

당신의 성격이나 혹은 역할들에서

몰라보게 변화들이 일었죠

당신이 누구라고 단정 짓지 않을게요

당신이 누구인지

당신이 나에게도

한 번도 말해준 적 없었으니까

그사람이 누군가를 기다릴 때

말을 걸고 꾸준히 응답할 때

옆 사람의 표정을 따라할 때

바로 그때 세상이 멈춰질 때

지워질 수 없는 시간이 되겠지

내가 겪게될 시간들 속에서

다만 만나고 이따금 헤어질때면

그때 그 온기가 감지되겠지