서른의 노래

김완선

난 서른이 되길 원했어 그건 희망의 나이였지

모진 슬픔이 다 끝난 편한 삶을 아마 꿈 꾼거야

다 잊었단 말을 한 뒤에 또 흐르는 눈물 보니

아직도 스물의 옷 한벌 가진 듯 해

 

돌아보면 내 한숨의 정원 가득 너 하나로 채우고

모자라는 사랑으로 오늘까지 왔어

모를꺼야 해마다 돌아온 하얀 봄처럼

항상 새로운 널 잊을 수 없다는 걸

 

이젠 무너지라고 질긴 절망이 내게 속삭여

이제쯤이면 너를 잊는 그 일이 배신이 아니라고

희망이라 믿었던 서른 즈음엔 슬픔 없다고

나는 스물의 그 날 그 시간에서 조금도 못건넌 걸

 

돌아보면 내 한숨의 정원 가득 너 하나로 채우고

모자라는 사랑으로 오늘까지 왔어

모를꺼야 해마다 돌아온 하얀 봄처럼

항상 새로운 널 잊을 수 없다는 걸

 

내가 아는 서른은 어떤 슬픔도 없다 믿었어

사랑이란게 별거 아닌게 되고 웃으며 넘긴다고

왜 난 아직 너인지 떠난 사랑을 잊지 않는지

나의 못생긴 미련 버리지 못해 이렇게 힘이 들까

 

작아지지 않았어 줄어든 것도 아냐

내 나이 만큼 너를 향한 그리움 이젠 더 커졌을 뿐

내가 아는 서른은 어떤 슬픔도 없다 믿었어

사랑이란게 별거 아닌게 되길 간절히 바랄뿐야