허우적

Jaedal (재달)

이쯤에서 난

허둥대지 않아야 해

아니면 계속

깊숙이 빠져버릴 테니

이쯤에서 난

내 분수를 알아야 해

아니면 계속

허공에 손을 뻗을 테니까

허우적대는 내 모습이 어때

넌 벌써 다른 둥지를 찾아 날아가네

나 홀로 이 구덩이를 파도 얻을 것은 없어 보여

멀쩡한 척 손 흔들어볼래

한 번 더 멍청하게 방긋 웃어볼게

어때 조금씩 가라앉는 내 모습은 잊어줄래

난 어리석은 인간인 건가 봐

발버둥 치면 뭐라도 잡나

날 꺼내줄 굵은 밧줄은 없나봐

어쩌면 내가 뿌리친 걸까

날 어루만져 줄 손들이 많지만

잡을 생각이 들지를 않아

난 발악하는 내 모습이 좋나봐

가만있으면 둥실 떠오를 텐데

이쯤에서 난

허둥대지 않아야 해

아니면 계속

깊숙이 빠져버릴 테니

이쯤에서 난

내 분수를 알아야 해

아니면 계속

허공에 손을 뻗을 테니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