가리워진 길

정동원

보일 듯 말 듯 가물거리는

안개속에 싸인 길

잡힐 듯 말 듯 멀어져 가는

무지개와 같은 길

 

그 어디에서 날 기다리는지

둘러보아도 찾을 수 없네

 

그대여 힘이 돼주오

나에게 주어진 길

찾을 수 있도록

 

그대여 길을 터주오

가리워진 나의 길

 

이리로 가나 저리로 갈까

아득하기만 한데

이끌려 가듯 떠나는

이는 제 갈 길을 찾았나

 

손을 흔들며 떠나보낸 뒤

외로움만이 나를 감쌀 때

 

그대여 힘이 돼주오

나에게 주어진 길

찾을 수 있도록

 

그대여 길을 터주오

가리워진 나의 길