너의자리

이형구

너의 자리는 아주커서 누가 앉아도 맞지 않고

조용하고 넓은 곳 가운데 놓인 의자 같아

누굴 앉혀도 어색함에 서로 머뭇거리다

결국 멋쩍은 웃음을 품고 일어나곤 했지

그래 그대로 둬야 한다는걸 알았어

니가 없어도 아늑하게 감싸는 공기와

바라보는 나와 함께 완벽한 빈 풍경

니 자리만 남아 모든 풍경에 앉은 너란 걸

이 자리에서 일어나 모든 풍경에 앉은 너

너의 구름을 피하지 못해 너를 맞고선 나를 보네

미워하겠단 내 다짐을 니가 혹시 들었을까 봐

하늘 사이로 니 자릴 비추네

니가 없는 이 어색함은 화려하지 않은 말과

훔치지 않은 표현들을 떠오르게 했지

그래 그대로 둬야 한다는걸 알았어

니가 없어도 아늑하게 감싸는 공기와

바라보는 나와 함께 완벽한 빈 풍경

니 자리만 남아 모든 풍경에 앉은 너란 걸

이 자리에서 일어나 모든 풍경에 앉은 너

너의 구름을 피하지 못해 너를 맞고선 나를 보네

미워하겠단 내 다짐을 니가 혹시 들었을까 봐

하늘 사이로 니 자릴 비추네

이 자리에서 일어나 모든 풍경에 앉은 너

너의 구름을 피하지 못해 너를 맞고선 나를 보네

미워하겠단 내 다짐을 니가 혹시 들었을까 봐

하늘 사이로 니 자릴 비추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