쓸모의 겨울

진동욱

이게 얼마나 걸릴까

그 누구라도 필요한 그런

음 불품없는 마음

을 또 지나쳐가려면

여섯밤 일곱밤이면 될까

난 몰라 하나도 몰라

턱밑엔 열댓번이나

봤던 철지난 장면들로만

음 가득한 화면 앞엔

어느새 행복해진 나

멍청하게도 잊어버렸나봐

아닌가 밖에 나가볼까

예쁜 옷을 입고 거리를 나돌아봐도

상관이 없네 아무 상관이 없어

겨울은 외로움 한꺼풀 대충 걸친

위선자들로만 가득하지만

나도 그중 하나일 때도 있었기에

나 할 말이 없네 아무 할 말이 없어

그 누구라도 내 곁에 머물러줘요

하긴 너무 늦었나 다시 집으로 가자

생각보다 멀리 나와

돌아가는데 꽤나 걸려서

음 추우면 날 떠나간

당신들 이름 지을까

하나같이 다 쓸모였나보다

어쩌면 그래서 내 오늘은

별 수 없이 외로 한참 궁상을 떠네

쓸모가 없네 내겐 쓸모가 없어

겨울은 외로움을 점차 벗겨내는 밤

만들어주네 참 어이가 없어서

배를 잡고 웃는척이라도 해볼까

근데 의미가 없네 아무 의미가 없어

그 누구라도 내 곁에 머물러줘요

하긴 내 주제에 뭘 그냥 집으로 가자

예쁜 옷을 입고 거리를 나돌아봐도

쓸모가 없네 내겐 쓸모가 없어

그 누구라도 내 곁에 머물러줘요

하긴 내겐 쓸모가 없어

별 수 없이 외로 한참 궁상을 떠네

쓸모가 없네 내겐 쓸모가 없어

그 누구라도 내 곁에 머물러줘요

하긴 쓸모가 없네 내겐 당신이 없으니