신나는 잠

잔나비

밤의 파수꾼

오 그대여 내게로 와주오

노랠 부르며

은밀하게 포근히 와주오

비단옷을 입고

돌아온 고향 나의 침대여

손을 들어 환영해주오

잠들자 포근한 잠

이불을 턱 끝까지 차올리면서

내쉬는 고귀한 한숨이 있는 곳

잠들자

밤의 목자여

이 밤에도 쉴 틈이 없구려

잠시 쉬시오

내가 대신 헤아려 보리다

비단옷을 입고

돌아온 고향 나의 침대여

손을 들어 환영해주오

잠들자 신나는 잠

이 밤도 한바탕 실랑이 끝에서

화해를 청하며 스스로 내민 손

탐탁지 않던 하루와 극적인 타협의 순간

잠들자 신나는 잠

이불을 턱 끝까지 차올리면서

내쉬는 고귀한 한숨이 있기에

체념의 순간이래도 비굴하진 않아요