선인장

성시경

눈 뜨지 말아요

잠든 채 그냥 있어요

그대 눈물 못 본 척 할게요

한 번만 더 그대의 고운 얼굴을

가슴에 새길 수 있게 해줘요

 

날 잡지 말아요

내 못난 사랑 안에서

그댄 너무 힘들었잖아요

내 욕심이 그대를 깨울 수 없게

이대로 말없이 떠날 수 있게 도와줘요

 

사랑해서 내가 가까이 갈수록

그대 맘엔 상처가 깊어져

우리는 너무나 닮지 못했죠

우리에게 허락된 건 그저 바라보는 일

 

거짓을 말할 땐 내 눈을 피하던 그댈

내가 너무나 잘 알 잖아요

 

변함없이 사랑한다는 거짓말

오히려 내 맘을 병들게 했죠 알잖아요

 

사랑해서 내가 가까이 갈수록

그대 마음엔 상처가 깊어져

우리는 너무나 닮지 못했죠

 

우리에게 허락된 건 그저 바라보는 일

혼자 가야 할 그대의 길이 힘이들땐

나의 이름을 불러요 안아줄 수는 없지만

그댈 지켜 줄 수 있도록

 

가끔씩만 날 찾아줄 순 없나요

다른 사람 함께라도 좋아요

 

그대의 모습만 볼 수 있다면

괜찮아요 얼마든지 견뎌낼 수 있어요

나 기다릴게요