널 잊는 기적은 없었다

성시경

돌아선 날의 짧은 순간을

길게 기억하는 건 욕심일까

서 있는 두 사람 끝인사를 나눈다

사랑한 적 없는 것처럼

계절은 돌아와도

넌 여전히 없다

긴긴밤이 지나고 지나도

오지 않는다

꿈에 너를 봐도

첫눈이 내려도

너라는 기적은 없었다

기억만 분다

마지막 너의 그 뒷모습에

처음을 떠올린 건 후회일까

모르는 두 사람 첫인사를 나눈다

딴 세상을 엿본 것처럼

계절은 돌아와도

넌 여전히 없다

긴긴밤이 지나고 지나도

오지 않는다

꿈에 너를 봐도

첫눈이 내려도

너라는 기적은 없었다

기억만 분다

이뤄지지 않은 꿈은

무심하게

시린 희망을 건넨다

두 눈을 감으면

시간을 돌고 돌아

우린 마주친다

이름 잃은 내 품에 내 숨에

너를 새긴다

앙상한 심장에

너 하나 피웠다

널 잊는 기적은 없었다

널 사랑한다

계절은 돌아와도

넌 여전히 없다

긴긴밤이 지나고 지나도

오지 않는다

두 눈을 감아도

두 눈을 떠봐도

널 잊는 기적은 없었다

이 순간마저…