너를 사랑한 시간

정승환

넌 아이처럼 웃었고

내게 기대 울었고

그 사람을 말하고

난 너를 반가워하고

내 어깰 빌려주고

너의 그림자가 되고

너는 내가 참 편한가 봐

아무렇지 않나 봐

하긴 우린 오랜

친구 우릴 묶어주는 말

너에겐 참 쉬운 말

내겐 참 슬픈 말

내가 다가설 수 있는 늘 그 자리

늘 너의 뒤에서 널 기다리잖아

바로 옆에 내가 서 있는데

넌 언제나 먼 곳만 쳐다봐

한발 다가서면 더 멀어질까 봐

나 너를 사랑한 시간 모두

지워질까 두려워

친구 우릴 묶어주는 말

너에겐 참 쉬운 말

내겐 참 슬픈 말

내가 다가설 수 있는 늘 그 자리

늘 너의 뒤에서 널 기다리잖아

바로 옆에 내가 서 있는데

넌 언제나 먼 곳만 쳐다봐

늘 가슴 어딘가 맴돌기만 했던

그 오랜 시간을 간직해왔던 말

널 사랑해

한발 다가서면 널 놓칠 것 같아

친구라는 말로 지켜왔던 시간

널 사랑해 수없이 연습했던 날

넌 언제나 내겐 봄날 같은 사람

세상 누구보다 난 널 잘 알잖아

나 너를 사랑한 시간 이젠

너에게 다 주려 해