숲으로 걷는다

정승환

숲으로 걷는다 미안하단 말 대신

천천히 걷는다 기억의 너와 나란히 걷는다

 

아무 말 못하고 쳐다만 보는 널 뒤로 한 채

정신 없이 도망치는 철없던 내가 또 떠올라서

지우고 지워도 변한 게 없는 그때의 내 모습

 

숲으로 걷는다 내 빈 가슴을 채운다

천천히 걷는다 추억의 길을 혼자서 걷는다

 

이제 다 끝났어 혼자서 그렇게 말해본다

시간 속을 되돌아가 달려가 꿈처럼 널 안고 싶지만

알아 너도 이제 다 잊었겠지 모든 게 변했지

 

숲으로 걷는다 보고 싶단 말 대신

천천히 걷는다 기억의 너와 나란히 걷는다

잊혀진 널 다시 만나러