눈사람

정승환

멀리 배웅하던 길

여전히 나는 그곳에 서서

그대가 사랑한

이 계절의 오고 감을 봅니다

아무 노력 말아요

버거울 땐 언제든

나의 이름을 잊어요

꽃잎이 번지면

당신께도 새로운 봄이 오겠죠

시간이 걸려도

그대 반드시 행복해지세요

그다음 말은 이젠

내가 해줄 수 없어서

마음속에만 둘게요

꽃잎이 번지면

그럼에도 새로운 봄이 오겠죠

한참이 걸려도

그대 반드시 행복해지세요

끝눈이 와요

혹시 그대 보고 있나요

슬퍼지도록 시리던

우리의 그 계절이 가요

마지막으로 날

떠올려 준다면 안 되나요

다시 한 번 더 같은 마음이고 싶어

우릴 보내기 전에

몹시 사랑한 날들

영원히 나는 이 자리에서