친구, 그 오랜시간

정승환

잠 못 드는 밤 불편하게 할까 봐

어지러운 맘 너에게 들킬까 봐

언제부턴가 난 제대로 널 못 보겠어

네가 편하지 않아

너만 보면 내 맘이 내 맘대로 잘 안돼

친구로 잘 지냈는데

요즘 내가 너를 피한 건

눈을 마주 보지 못한 건

나 어쩌면 아니 사실 난 말야

널 좋아하나 봐 나 어떻게 할까

이렇게 말하면 더 어색해질까

장난 섞인 너의 메시지에

나 다음 말 고르는 게

쉽지 않아 쓰고 지운 말

널 좋아했나 봐

즐거웠던 날 그건 너와 있어서

좋아했던 곳 거기 네가 있어서

전부 너였더라 잘 몰랐어 그런 의민지

모든 날에 너를 지우면

기억조차 없는 하룬데

나 어느새 아니 처음부터 말야

널 좋아했나 봐 나 어떻게 할까

모른 척하기엔 너무 늦었을까

못 들은 척해도 난 괜찮아

그냥 웃어넘겨도 돼

근데 이젠 말하고 싶어

잠깐이라도 지금 널 만나러 갈게

어쩌면 다 망쳐버릴지도 몰라

지금 아니면 다시는 없을 거 같아

딱 한번 용기 내서 말할게

오래전부터 널 좋아했다고

널 사랑한다고

매일 밤 수없이 삼켜버린

용길 낼 수가 없었던

친구 너와 나 그 오랜 시간

난 처음부터

널 사랑했나 봐