뒷모습

정승환

넌 아마 한 번도

본 적이 없을 거야

얼마나 외로운지

짐작도 못 할 거야

비틀거리는

이 낯선 하늘 아래를

혼자서 아무 말 없이

하염없이 걷는 너의

뒷모습

부서질 듯한 어깨를

감싸 안아주고 싶어서

머뭇거리는 내 맘을 알까

울고 있는 그대여

힘에 겨운 그대여

애써 고갤 숙여도

난 알고 있어 널

상처 입은 마음을

울먹이는 너의 어깨를

이 작고도 초라한

이런 나라도 괜찮다면

여기 기대도 돼

싸늘한 바람

모자를 깊이 눌러쓰고

흐릿한 안갯속으로

조금씩 멀어져 간다

뒷모습

다가서려 애써봐도

아무리 아무리 불러도

나를 돌아보지 않는 그대

울고 있는 그대여

힘에 겨운 그대여

애써 고갤 숙여도

난 알고 있어 널

상처 입은 마음을

울먹이는 너의 어깨를

이 작고도 초라한

이런 나라도 괜찮다면

내게 기대어 맘껏 울어도 돼

손을 내밀어

그댈 잡았죠

문득 고개를 들면

기나긴 어둠

이 끝이 없는 길 위에

나 혼자야

우는 그대를

힘에 겨운 그날을

애써 지우려 해도

지울 수가 없어

대답 없는 그대여

오늘도 난 너의 뒷모습

그 모습을 쫓아서

여기 비틀대고 있어

사라진 그대여

지금 어디를 걷고 있는지

또다시 언젠가 힘겨운 날

견딜 수 없는 마음

그때 나를 기억해

우릴 꼭 안아준 그 밤

너는 언제나

나의 곁에 있어