변명

정승환

정말 끝나버린 걸까

어떤 말로도 너에겐

아무 소용없는 뒤늦은 변명일 뿐

달라질 건 없겠지만

지금 생각하면

나도 잘 모르는 내가 너무 많아

네 사랑이 늘 당연했어

네가 나를 찾을 때

내가 거기 없어서

혼자서 울던 너의 밤들이

벌처럼 내게로 왔나 봐

과정이라 생각했어

잠깐 힘든 줄 알았어

내가 알 수 없는 눈물 흘리는 너

처음의 날 그리워하던 너

끝이 난 초처럼

다 타버린 너를 나만 몰랐나 봐

염치없이 네가 그리워

네가 나를 찾을 때

내가 거기 없어서

혼자서 울던 너의 밤들이

벌처럼 내게로 왔나 봐

바쁘다고 널 밀어내면

피곤하진 않냐고

나를 걱정하던 널

세상에 지쳐 한숨 쉬면

모두 잘 될 거라고

나를 안아준 널

내가 찾을 때

이젠 곁에 없어서

혼자서 지킨 너의 사랑이

이제야 보이게 됐나 봐

이제서야 네가 보이나 봐