너 없이 사는 게 (N번째 연애 X 허각)

허각

아무런 준비 없이 너를 보내고

더디게만 흘러가는 하루하루를 건너보니

예고 없이 차가워진 바람 틈 사이

나도 모르게 움추려든 어깨에 실감이 나

너 인사도 없이 떠난 밤 나를 지워낸 밤

다시 오지 않을 그날의 아픔들이 아직 널 불러

너 없이 내가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야

오늘도 너를 그리며 그리며 살아가

거짓말처럼 어느 날 다시 돌아올까 봐

흐려져가는 널 애써 잡고서 오늘도 살아가

왜 이리 된 걸까 다 내 탓인 건지

잠들지 못한 채 밤새 뒤척이며 자책을 해

못났던 기억들이 선명해지면

조금은 알 것 같아 그날을 준비한 너의 마음

아직도 너로 가득한 밤 지울 수 없는 밤

언제쯤 괜찮아질까 나 정말 잊을 수는 있을까

그럴 수 없을까 봐 나 겁이 나

너 없이 내가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야

오늘도 너를 그리며 그리며 살아가

거짓말처럼 어느 날 다시 돌아올까 봐

흐려져가는 널 애써 잡고서 오늘도 살아가

이렇게 아플 줄 몰랐어 바보처럼

그날 널 보내지 말걸 그랬어

널 보내고 매일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야

아직도 내게 이별은 많이 멀었나 봐

우리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는 없을까

예전처럼 내 곁으로 돌아와

그럴 수 있다면 더 이상 내 삶에 바랄 건 없어