서른은 어른일까

혁진

서른은 어른일까

서른을 앞두고 문득 떠오른

이 두 단어 뭐야 꽤 닮았잖아

이제 좀 있음 나도 서른인데

나 벌써 어른일까

아님 걍 서른일까

서론이 너무 길어서

답답한 보고서처럼

지루했던 난 하루빨리

어른이 되고 싶었어

근데 눈 깜짝할 사이에

난 반짝하고 변해서

어른이 되고 싶었던

난 벌써 서른이 됐어

서투른 사랑도 버거운 일들도

뒤통수 제대로 맞은 것

같았던 하루도 겨우 넘어서

솔직히 아직도 모르겠어

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

내가 어른이 됐는지 알려줄

어른 어디 없을까

서른은 어른일까

서른을 앞두고 문득 떠오른

이 두 단어 뭐야 꽤 닮았잖아

이제 좀 있음 나도 서른인데

나 벌써 어른일까

아님 걍 서른일까

뜨거운 탕 안에 들어가

시원하다던 그 말도 알겠어

건강이 제일로 중요하다던

그 말도 이제 알겠어

유독 몸이 무거운 아침

커튼을 젖혀보면

어김없이 내리는 비가

이젠 우습기도 해

서른은 어른일까

아님 걍 서투른 서른일까

배부른 서른일까

게으른 서른보단

부지런한 서른이고 싶어