재 (기억을 태우다...)

김현정

내 기억을 하나씩 지워내다가

나도 몰래 눈물이 흘러 내리죠

속눈썹이 길던 사랑스럽던 얼굴

내 눈에 선명히 남아있죠

나 죽어도 잊혀지지가 않네요

버릇처럼 계속 그대를 찾네요

늘 그림자처럼 나를 따라다니던

그대 그늘이 너무 그리워요

 

*숨이 차면 걷게 해줬던 그대 따뜻한 말이

나의 일기를 가득 채웠던 추억들이

이제 타고 남은 재로만 남게 되겠죠

사랑했던 기억을 시간에 남긴 채로

내 가슴이 그대를 기억할까 봐

입을 막고 호흡을 잠시 멈춰도

심장은 알아요 아직 사랑하는걸

그대만 보며 계속 뛰고 있죠

 

*반복

 

그대 이름 부를 땐 난 그때마다 설레였었죠

내 이름 다시 불러줄까 봐

아주 나쁜 꿈이라 믿고 많이 웃고 싶어요

흔들어 깨우는 건 오직 그대 한 사람뿐이죠

너무 멀리 가지 말아요 이젠 내가 갈게요

나 눈물이나도 바보 같아도 그댈 사랑해요

이별은 이제 조금도 무섭지 않아

그댈 만나러 가는 이 길은 행복이니까……