그놈의 결혼식

김현정

내일 그 사람 결혼을 합니다

그래서 난 오늘 혼자 쇼핑을 했어요

새로산 옷과 구두를 신고 화장을 끝낸 내가

거울 앞에서 웃고있습니다

그 사람이 좋아하는 모습이네요

내일도 이렇게 웃고 있었으면 좋겠습니다

 

환하게 웃어 줄께요... 정말 자신 있어요

축복받은 그대의 결혼식 나 지켜볼게요

오늘 낮에 들려왔던 목소리가 맘에 걸려요

나도 그대처럼 말없이 울고 있었지만...

 

내가더 아파할게.. 내가 다 슬퍼할게..

오늘까지 그대 혼자서 날 지켜줬잖아

내가 다 기억할게..

늘 축복받지 못했던 불쌍했던 우리 사랑을

내가 지켜줄께..

 

그 사람이 좋아했던 건 환하게 웃는 내얼굴이었습니다.

그렇지만 난 많이 웃어주지 못했지요.

우린 늘 힘들었거든요.

내일 결혼식에선 울지않을꺼에요.

미리 다 울어뒀으니까요...

 

거울 속에 화장을 한 나의 얼굴이 너무 예뻐요.

그댈 보여주고 싶지만 이젠 안되겠죠...

 

그대가 사랑한 나 버리진 않을꺼야.

제발 아무걱정 말아요.

정말 난 괜찮아...

 

나는 다 간직할게.

늘 축복 받지 못했던 초라했던 우리사랑을

내가 지켜줄께...

 

내가 더 아파할게.. 내가 모두 다 슬퍼할게..

오늘까지 그대 혼자서 날 지켰잖아