microwave

진동욱

일단 나를 꺼내어주면

뜨거운 내 마음을 덜어내 준다면

바람은 바람일 뿐

내 마음 한가운데에서 녹아내리는 중이야

계속 이러다 말라비틀어질 걸

이게 또 끈적해서 떼어놓을 수도 없어

차마 말은 못하고 앓고 그래

네 작은 존재에도 몸이 다 아픈 가봐

나는 마치 차가운 얼음 같다가

네 근처에 서서 서성이게 될 때면

어김없이 데워진 얼굴을

일단 나를 꺼내어주면

뜨거운 내 마음을 덜어내 준다면

입술 새 숨은 말 이게 다 식기 전에

바람은 바람일 뿐

나는 맛없어진 모양새

사실 그닥 큰 기대는 하고 있지 않아

예상이 돼

난 말을 못한 채

이 마음은 터지겠지

일단 나를 꺼내어주면

뜨거운 내 마음을 덜어내준다면

입술 새 숨은 말 이게 다 식기 전에

바람은 바람일 뿐

나는 맛없어진 모양새

일단 나를 꺼내어주면

뜨거운 내 마음을 덜어내준다면

내가 너를 좋아해 이게 다 식기 전에

바람은 바람일 뿐

나는 맛없어진 모양새