유리의 성

엄정화

좀 더 끌어 안아줘요

잠시 지난 날처럼요

부디 이게 마지막인걸

잊게 도와줘요

나의 창백한 표정이

그대를 슬프게 하나요

그 어떤 이유도

떠나는 마음을 되돌릴 순 없죠

오늘 밤을 잡고 싶어요

이 음악마저

잡은 손이 떨려 날 놓지 마요

가슴에 얼굴을 묻어요

이 춤이 끝나거든 이제는

차갑게 돌아서요 뒤돌아 보지마

그대 눈빛 보면

보낼 수 없을테니

사랑이 끝나가요 아픈 눈물

넘쳐 흐르지만 이제는

투명한 유리에 비치는

뒷 모습만 아련해요

불빛 꺼져가고 이제

성은 무너져 내려요

깨어진 유리조각만이 남아있죠

 

어깨에 젖은 눈물

나 간직하고 갈께

용서해 나를 잊어버려줘

모두 잊어도 좋아요

전부 버릴 수 있겠죠

다시 그대가 돌아와도

나는 없을거야

아무 거짓하나 없이

아낌없이 다 보여준

빛나던 사랑은 기억에 남겨요

이것뿐이예요

그대 만나 쌓아왔었죠

나만의 성을

그대가 없다면 남겨진 나도

하얗게 사라질거예요

이 춤이 끝나거든 이제는

차갑게 돌아서요 뒤돌아 보지마

그대 눈빛 보면

보낼 수 없을테니

사랑이 끝나가요 아픈 눈물

넘쳐 흐르지만 이제는

투명한 유리에 비치는

뒷 모습만 아련해요

불빛 꺼져가고 이제

성은 무너져내려요

깨어진 유리속 오

부디 나를 잊어줘요