오늘 같은 밤이면

오주원

오늘같은 밤이면

익숙했던 길도 조금 낯설어

 

창밖에 불빛들도 흔들려

 

이 골목을 채웠던 온기가

우리 서로 건네던 마음이

흘러오네 밤의 날개를 타고

 

모두 잠이든

아무도 널 기억 하지 않는 이 밤에

 

아득히 먼 곳에

내려다 보이는 내 모습은 어떠니

 

어쩌면 처음부터

이별은 정해져 있었던 걸까

날카롭던 추억도 무뎌져

 

내 옆에 남은 네 빈 마음이

의미를 잃은 우리 약속이

다가오네 저 은하를 넘어서

 

모두 잠이든

아무도 널 기억하지 않는 이 밤에

 

밤하늘 저 멀리

아무리 던져도 닿지 않을 내 맘이

 

하얀 숨결을 한없이 뱉으며 달리면 닿을까 네게

오늘같은 밤이면