집으로

기리보이

미심쩍은 나의 손

뒷머릴 만지며

허수아비처럼 뭔가 어색한 듯이

니 앞에 서 있어

너는 놀래지 말라며

그때 셋이 만난 날 번홀 주고받았다며

이제야 내게 말해 버려 후련하다면서

너희 둘은 서로 손을 꼭 붙잡고 있어

잘 어울리냐고?

어 되게 잘 어울려

오늘은 내가 살게, 진짜 축하해

살다 보니 이런 일도 저런 일도 있지만

이건 몰랐어

너네 진짜 너무해 나 깜박 속았어

나도 속이고 있지 너희 둘 앞에서

아무렇지 않은 척해 너희 앞에서

어제까진 너무 설레이는 사이에서

이제 그냥 친한 친구로

나 홀로 그냥 집으로

다시 집으로

다시 집으로

다시 집으로

다시 집으로

다시 집으로

다시 집으로

다시 집으로

다시 집으로

우린 같은 곳에 항상 모여

바쁠 때는 간단히

술 한잔하고 헤어지고 다시 또

심심하다 싶음 다시 또 모여 만나지

우울할 때 위로해 신날 때는 함께

내 일인 듯 기뻐하고 매일 내일 없이 밤새

다음날 회사 지각했다 하면 널 놀리고

화가 나도 금세 풀려 우린 다시 모이죠

그래 우린 여전해

그냥 술을 마시다가 헤어지지 뻔해

그래 우린 안 변해

나만 가만있음 우리 사이는 안 변해

나 사실 안 편해

혹시 내 맘 들킬까 봐 계속 다릴 떠네

나 바보처럼 축하하는 척을 해

축하해 기분이다 내가 쏠게

다시 집으로

다시 집으로

다시 집으로

다시 집으로

다시 집으로

다시 집으로

다시 집으로

다시 집으로

축복하고 싶어 나도

근데 나 너무 아퍼

셋이 묶인 악연

이건 나만 알어

우린 또

맨날 가던 곳에 앉아

매일 하던 얘길 하고

맨날 하던 얘길 하지

우린 새로운 걸 찾고 있었지만

이건 아냐 시간을 돌려줬음 해

그럴 수 있다면 너흴 모르는 곳까지

나는 돌아갈래

그럴 수 있다면 너흴 모르는 곳까지

나는 도망갈래

집으로

다시 집으로

다시 집으로

다시 집으로

다시 집으로

다시 집으로

다시 집으로

다시 집으로