좀 바보 같지만 너는 신을 믿어

아주 작은 일조차

우연일 리 없음을

아무도 없지만 넌 가끔 기도해

마치 누군가 네 말을

듣고 있는 것처럼

햇살이 내릴 때 새벽 비 내릴 때

넌 누군가에 감사해

아직 느낄 수 있음에

네 숨이 막힐 때 어둠에 갇힐 때

넌 누군가에 감사해

아직 아플 수 있음에

너의 앞에 내가 설게

너는 너무나도 작고 약하지만

아름다운 안을 가진 걸

나는 만신창이처럼 비틀대며

너의 앞에 다다랐네

아름다운 안 너의 안

두드리며

좀 모순되지만 난 너를 알고서

믿지 않았던 것들을

믿고 싶게 됐다고

별빛이 가릴 때 눈앞이 번질 때

난 누군가에 감사해

아직 버틸 수 있음에

내 무릎 꺾일 때 안개가 걷힐 때

난 누군가에 감사해

아직 더 갈 길 있음에

너의 앞에 내가 설게

너는 너무나도 작고 약하지만

아름다운 안을 가진 걸

나는 만신창이처럼 비틀대며

너의 앞에 다다랐네

아름다운 안 너의 안

두드리며

머물 곳을 찾았네

내 사납게 설켜있던

꼭 불에 탄 자국처럼

거친 내게 네 한 쪽을 내어준

너의 안에 그 마음 안에

우린 만신창이처럼 비틀대도

서로 앞에 찾아왔네

아름다운 안 너의 안

화살처럼 서로를 향해 쏘아진 채

겨우 여기 다다랐네

아름다운 안 너의 안

열어주렴