소년에게

Lucia(심규선)

너는 우는 법을 알기도 전에

참는 법부터 배운 가여운 아이

너의 고인 눈에 출렁거리는 눈물

너무 오래 간직되어온 그것

고장 나버린 장난감

넘어져 버린 자전거

달아나버린 시곗바늘

계절의 늪

나의 작은 소년에게

드러내 너의 상처를

바람에 닿고 흉이 남아도

내 어린 소년에게

드러난 너의 흉터를

다독일 기회 주지 않겠니

너는 걷는 법을 알기도 전에

숨이 차도록 달려야 했던 아이

너의 메인 목에 출렁거리는 눈물

너무 오래 억눌러온 그것

못 이길 술에 취하고

마음을 참고 가둬도

제방을 넘어 범람하던

시절의 읍

나의 작은 소년에게

드러내 너의 상처를

바람에 닿고 흉이 남아도

내 어린 소년에게

드러난 너의 흉터를

다독일 기회 주지 않겠니

내 작은 소년에게 그대

지는 태양을 등지고

먼지 속에서 걸어가

널 할퀴었던 인생에게 그래

자랑해 너의 상처를

드러내 너의 걸어온 날을

소년에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