나의 색깔

Lucia(심규선)

저기에 낡고 오래된

먼지투성이 혹은 상처투성이

그대가 내가 품에 안고서

꿈이라고 부르며 소중히 했던 것

 

아직도 여전히 그 곳에

버려둔 그 곳에 머물며

우리를 기다리고 있네요

언뜻 돌아 볼 때면 너무나 슬픈 눈

 

이미 번진 이 마음을 다시 돌이켜

지울 수는 없어도 되돌릴 순 없어도

다시 난 그려가고 싶어요

나의 색깔을

 

외로움 느낄 새 없이

참고 참아서 무감해지려 해도

강변에 나는 새들을 바라 볼 때면

내 마음이 자꾸만 그때로 돌아서네

 

언젠가 아직 어리던 날에

세상을 바꾸려던 나이

조금씩 물러서던 그 밤에

도망치듯 내가 다 져버렸음을 아네

 

이미 넘친 이 마음을 다시 돌이켜

채울 수는 없어도 다 잊을 순 없어도

아직 난 노래하고 싶어요

나의 노래를

 

이미 번진 이 마음을 다시 돌이켜

지울 수는 없어도 되돌릴 순 없어도

다시 난 그려가고 싶어요

내 잊었던 풍경을 내 꿈 속의 장면을

덧칠된, 뒤에 가려져 있던 나의 색깔을