달과 6펜스

Lucia(심규선)

달빛에 비친 유리창도

이렇게 반짝이지는 않지

너의 눈물 맺힌 눈

검은 하늘에 아플 만큼

간절한 빛을 내던 별빛도 함께

맞던 아침도

 

너를 안고 있어도 넌 여기 없고

그을음과 타고난 재만 있잖아

아무래도 좋을 결말 따위

 

내게 상처 주게 허락 할 테니

다시 걸어보게 해줘 사랑에

난 이미 손 쓸 수 없게 돼버렸지만

멋대로 그대를 원하고 있네

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냐

난 이미 사랑에 빠져 버렸지만

 

아무리 가시 돋친 말도

그렇게 날카롭지는 않지

너의 침묵 텅 빈 눈

메마른 나무 가지 같은

너를 끌어안고 서서 쏟아내고

있는 눈물도

 

뿌리치듯 날 밀어내

네게 다가갈 수 없는데

나는 출렁이며 차올라

네게 넘쳐버리게

아아 무책임한 그대는

매일 얼굴을 바꾸네

내게서 도망치지 말아줘

 

나의 세계는 너로 세워지고 무너진다

모른 척 하고 있잖아

아무래도 좋을 결말 따위

 

내게 상처 주게 허락 할 테니

다시 걸어보게 해줘 사랑에

난 이미 손 쓸 수 없게 돼버렸지만

멋대로 그대를 원하고 있네

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냐

난 이미 사랑에 빠져 버렸지만

 

나는 자꾸만 더 야위고 깊어만 지네

날카로운 달빛에

 

달빛에 비친 유리창도