창백한 푸른 점 (Pale blue dot)

Lucia(심규선)

아주 멀리 있는 별들의 붕괴와 탄생을

우리가 알아챌 수 없듯이

바로 곁에 있는 서로의 분열과 탄식도

우리는 알아챌 수 없었네

너는 존재하네 짙고 검은 공허 속에서

나의 창백한 푸른 점으로

서로 일으키고 끌어안고 무너뜨리며

나의 창백한 푸른 점으로

빛을 내

약속된 낙원으론 그 언제 갈 수 있을까

불타는 숲에 서서 올려다 본 하늘은

푸르지 않아 더 이상

지진과 해일

무너지는 빙하

폭발하는 분화구

시위와 분노

가난과 질병

그래 하지만 하지만

아직 우리가 무언가

뭔가 해 볼 수 있다면

너무 늦었단 건 알고 있어

하지만 하지만

(말하지 마 하지 마)

우리는 존재하네 짙고 검은 공허 속에서

하나의 창백한 푸른 점으로

서로 일으키고 끌어안고 다시 무너뜨리며

하나의 창백한 푸른 점으로

나의 창백한 푸른 점으로

빛을 내