바람에 닿는 시

유나(강은애)

은은한 달빛이 별을 에워싸는 밤

흐릿한 구름은 마치 우리를 닮았구나

드넓은 이 세상에 숨어든 흩어진 바람이

저 기억 속 그리움

그 끝에 너와 날 함께 데려간다면

찬란하게 피어날 운명을 마주할 순간

기억을 머금은 길로 함께 가자꾸나

아 부르자 작은 목소리 하늘 위로

아 아흐리야

기적은 아득히 잡힐 듯 사라진 밤

차디찬 공기와 싸늘히 식은 바람만

드넓은 이 세상에 숨어든 사라진 빗물이

저 어둠 속 헤메임

그 끝의 너와 나 눈물을 씻겨주면

낯선 바람 시리게 불어와도

아픔만 모두 가져가기를

찬란하게 피어날 운명을 마주할 순간

기억을 머금은 길로 함께 가자꾸나

아 부르자 작은 목소리 하늘 위로

아 아흐리야