붉은 꽃그늘 아래서

김윤아

붉게 피는 꽃들이

한껏 흐드러질 때

붉은 꽃그늘 아래서

꽃인 양 부풀었던

부끄러운 내 마음

 

노을이 지는 거리에

긴 그림자 춤 출 때

나 홀로 남은 것 같아

서러워 눈물 짓던

어리석은 내 마음

 

스치는 바람결에

들리는 듯한 노래

 

언제쯤 일까

꽃이 피던 날

 

끊어질 듯 이어지며

반짝이던 하루하루

덧없는 꿈이라 해도

꿈을 꾸는 동안은

살아있는 것 같았어

 

애처로운 바람과

지키지 못 한 약속

그리운 곳에 묻어 둔 마음들

 

꿈에서 깨어나면

돌아갈 수 있을까

꿈이 아니면

다시 갈 수 없나

 

꿈을 꾸었지

붉은 꽃 피는 꿈

 

어디쯤 일까

붉은 꽃그늘