초대하지 않은 손님

안희수

빈틈이 많은 새벽에

허락 없이 놀러 와

애써 정리했던 마음 서랍을

맘대로 어질러놓네

보이지도 않으면서

손을 잡아달라며

애써 중심을 잡고 있던 나를

이리저리 흔들어 대

달콤한 듯 날 안지만

너의 몸엔 악취가 가득해서

생각하기 싫은 일도

침대 위에 놀러 오네

거부할 수 없는 너와

집착의 춤을 추지

일어나지 않은 일들조차도

끝없이 방문을 하네

달콤한 듯 날 안지만

너의 몸엔 악취가 가득해서

기억하기 싫은 일도

침대 위에 놀러 오네

정돈됐던 나의 방은

또 질서 없는 관광지가 되어서

온몸에 가시가 돋아

난 고슴도치가 됐네

예민한 나의 세계는

조용할 날이 없지

예민하기 때문에 난

여기까지 온 거야